"아...죽지 말라고! 첫 공격을 막아준 의미가 없잖아..."
남자 둘이 죽고서 여자 둘은 겁에 질린 듯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있고
나머지 두명의 남자모험자들 만이 오그파름과 대치하고 있다
어찌어찌 공격을 피하고는 있지만 옆에서 보니 불안하기 그지 없는
상태였고 공격은 커녕 얼마 안가서 죽임을 당하겠지
"도와주러간다! 레일라와 세실은 주저 앉아있는 여자들을 구하고
실은 노라와 사샤를 보호, 노라는 적당할 때 적당한 마법으로 원호해줘!"
""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허리의 검집에서 검 4개를 뽑아 하늘에 던지고
부스트를 사용해 곧바로 오그파름에게 돌격한다 내가 나아가고 곧바로
레일라와 세실이 여자모험자에게 향한다
일단은 마법에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며 녀석의 움직임을 관찰하는데
녀석의 몸에는 6개나 되는 다리가 달려있지만 그 중에 머리 옆에 달린 2개는 먹이를 먹는데 쓰이는 지 공격에 쓰기엔 너무 작았다 고로 무시 나머지 4개의 다리 중
2개는 항상 몸체를 떠받치는데 쓰인다 그렇다면 앞다리 두개만 주의하면 된다는 뜻
"어이! 아저씨! 녀석은 몸집이 크고 단단할 뿐 앞다리 두개에만 주의 하면 된다고!
그리고 만에 하나 입에 물리지 않게 조심해!"
물론 입도 무기가 된다 머리를 뜯어먹히면 더 이상 어찌 해볼 방법이 없다
"그런 건 알고 있어! 꼬맹이가!"
남자가 욱 해 소리치지만 큰 소리 치는 것에 비해 검놀림은 힘 없기 그지 없었다
나는 남자가 막고 있는 다리를 노려 검을 발사했다 푸슉!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두개의 검이 그대로 다리에 꽂히자 오그파름이 울부짖었다
"....!? 검이 저절로...? 아니 그보다 어떻게 그리 쉽게 날이 들어가는 거지!?"
남자가 이상한 것에 놀라고 있었다
"아니 이 정도 보통이잖아?? "
고통에 울부짖는 오그파름이 제정신을 못 차리고 난동을 피우는 동안
부스트를 사용해 빠르게 접근 검이 박혀있지 않은 나머지 다리를 내리쳐 한번에 절단한다
"말....도 안돼! 이렇게 간단히"
'그런 말은 오그파름이 해야하는 대사 아닌가...'
검이 박혀있는 다리는 나머지 2개의 검을 각각 다른 방향에 꽂아 잘라버리고
공중에 뛰어올라 놈의 머리를 향해 검기-섬격을 날린다
검기를 맞은 녀석의 얼굴에서 체액이 튀어오르고 녀석의 몸을 지탱하던 다리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땅에 가라 앉았다
"어이! 됐으면 빨리 여길 도와달라고!"
남자가 가까스로 오그파름의 공격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소리쳤다
"젠장!!! 죽겠다 죽는다!"
"아저씨들 B급 모험자 아니었어!? 조금은 B급다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남자가 도망치며 거리를 둔 순간
"인페르노 스피어!"
마법을 사용할만한 찬스를 기다리고 있던 노라가 소리쳤다
순간 지면에 커다란 마법진이 발생하더니 그 곳에서 커다란 불의 창이 나타나
오그파름의 몸을 단번에 꿰뚫는다
"키에에에에에...!!!"
몸이 꿰뚫린 순간 오그파름이 비명을 질렀지만 다음 순간
불의 창에서 내뿜어진 불꽃이 오그파름의 몸을 안에서부터 불태웠다
입이라던지 눈이라던지 녀석의 몸에 뚫려있는 구멍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모습은
조금 징그러웠지만 곧바로 새까만 숯이 되버렸다
"하.....하아.....하 살은...건가??"
"...그런 모양이네"
남자 모험자들은 여자 모험자들의 곁에 돌아와 서로 다친 곳은 없냐고 확인한 뒤
우리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당신 마법사인 노라 맞지? 길드에서 얼핏 본 적이 있는데 저런 괴물을 한번에 쓰러뜨릴
정도의 마법사였나..?? 사실은 A랭크 모험자였다거나?"
"...아뇨...저는 최근에 B랭크가 됐어요"
낯선 남자가 말을 걸어서 긴장한 노라가 작게 말했다
"B랭크가 그 정도라니...S랭크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 같군 그래..."
"아뇨 별 말씀을..."
"맞아 마법도 굉장했지만 거기 그 꼬맹이의 움직임도 굉장했지 도저히 아이라고는
볼 수 없는 솜씨였어 그리고 들고 있는 그 검...녀석의 몸을 아무런 저항 없이 베어벼렸다고 내 검은 상처 하나 주지 못했는데... 그 검은 대체 어디서 난거지!?"
"아....뭐 비밀이라고나 할까요...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조만간 제가 낼 가게에서 팔 거에요"
"판다고...? 그 검을?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팔아라"
"아니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검을 판다는 게 아니고 이 정도의 품질의 새 검을 팔 거에요"
남자는 내 말을 듣고 얼이 빠져 잠깐 멍하게 서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성 모험자가 노라에게 말했다
"저 노라씨? 혹시 당신이 들고 있는 그 지팡이도 저 검과 같은 품질인가요?"
이 누나 마법사였나 지팡이는 검처럼 직접적인 공격을 하는 무기가 아니기에
눈치 채기 어려울 터인데 둘 다 내가 만든 무기기에 품질은 비슷할 것이다
잘도 알아채네
"네...아마도...이 지팡이를 쓰면 마법이 조금 더 강해지거든요.."
"정말이에요!?"
"그럼 아까 그 굉장한 마법도 지팡이때문인가?"
"아니 마법 자체는 사용하는 건 노라씨의 솜씨겠죠 지팡이는 어디까지나 위력을 늘려줄 뿐"
여성 모험자가 그 지팡이는 어디서 산 거야?라는 눈빛으로 노라를 쏘아보자
아...으 그..그게 하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니 당신들 궁금한 건 알겠는데...동료가 2명이나 죽었다고? 수습 안해줘도 되는 거야? 그리고 토벌 부위도 채취해야한다고"
보다 못한 실이 끼어들었다
"화....확실히 그렇지... 뭐 죽은 녀석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모험자라면 어쩔 수 없는 거야 녀석들의 운명이 여기까지였던 거지"
남자는 지금까지 동료를 뒷전으로 미뤄둔 것에 대해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본 우리들을 무시하고 동료를 까맣게 잊어먹고 생각보다 쓰레기 같은 아저씨네'
나도 어떻게 보면 남말 할 처지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보다 보수는 어떻게 할래? 두 마리 다 우리가 잡았으니까.."
"그거라면 2마리의 부위는 전부 너희에게 양보하겠다 목숨을 구해준 빚도 있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입도 줄어버렸고 말이지.. 기본 보수인 30골드로 충분해"
"그런가...그렇다면 고맙게 받아두지"
모험자들은 동료의 시신과 유품을 수습하기 시작했고 우리들은 오그파름의
보위를 채취했다 그 뒤 곧바로 오브젝트화 시켜 파우치에 집어넣은 후
마을로 돌아가려고 생각했는데....
"잠깐 근데 돌아가는 마차 오는 거였지?"
"아......저는 주인님이 아무 말씀 안하시길래 걸어서 돌아가려는 줄 알았는데요?"
어라.... 설마 그 신입접수원.... 데려다 주면 끝! 돌아오는 건 알아서 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한 건..... 생각할 수록 아마도 맞는 것 같다 애초에 그 누나 한번도
돌아올 때라거나 그런 단어를 꺼낸 적이 없으니까....
"그래....뭐 어쩔 수 없지.... 먼 길도 아니니까 걸어갈까..."
그렇게 우리들은 같이 토벌을 했던 파티와 함께 터덜터덜 걸어서 마을로 돌아갔다
참고로 죽은 모험자의 시체는 유품만 챙긴 후 근처의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었다
그래도 되는 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조각난 시체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이게 보통이라고 한다
"판타지 세계는 박정하구만..."